별들의 편지

별들이 나에게 편지를 쓴다.
밤을 무기 삼아 숨죽인 채 타오르는 나무.
곁을 빛 삼아 나는 편지를 읽는다.
엉겨 피던 꽃송이들이 즐겁게 낙화하였다.

하루가 지나고 영원이 되었을 때

네가 영원히 떠나버리겠다고 했다.
그 말의 뒤를 다르던 발자국이 분분히 부스러졌다.
망측한 괴물과 놀던 꽃들은 부둥켜안고 괴물이 되었고
꽃과 놀던 괴물들은 제 본분을 잊고 꽃이 되어버렸다.

하루가 지나고 영원이 되었을 때

별들이 나에게 편지를 쓴다.
밤을 무기 삼아 숨죽이고 타오르는 나무.
나를 위해 남은 너는 영원이 되었고
너를 위해 떠난 나는 꽃을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