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꽃춤 花舞 Dancing flower : 목포수묵비엔날레

꽃춤 花舞 : 此 花 無 日 無 春 風 2018

이 작업은 대형 프랭카드를 대형 족자로 삼아 수묵화 이미지를 담은 것으로 전통 수묵공간의 재 해석을 시도한 것이다. 이로써 전통의 무거움에 내재된 현대성과 가벼움의 가능성을 가늠 해 보 고 시공간에 대한 동양의 확장적인 사유와 담론을 현실의 삶과 꽃에 비유하여 현실을 사는 삶과 현실적인 수묵그림의 존재론적 가치를 동양적인 태도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수묵을 작품화 하는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인 족자는 둘둘 말아 휴대하거나 가벼운 부피로 공간 을 꾸미기에 용이하여 시공간적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방식이다. 합리적이고 현대적이다. 문득 어느 날 도시의 곳곳에 걸린 현수막을 보았다. 광고 이미지 대신 수묵 이미지를 입혀보는 상상을 했다. 대형 현수막을 대형 족자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십 년 전 실험했던 수묵영상작업은 ‘디지털 수묵’을 가능하게 했었고 이는 ‘퓨전동양화’라는 이 름으로 주로 설치, 그래픽 작업 또는 상품 디자인에 적용되었다. 이 작업은 수묵을 재해석해온 이 러한 과정의 연장선에 있으며 수묵의 무거움과 족자형식의 가변성에 대한 질문이자 제안이다.  작업 과정은 장지에 그린 작은 수묵그림을 고해상으로 스캔하여 포토샵에서 재배열하고 이를 대 형 출력하여 족자의 형식으로 가공하는 것이다. 간단하고 형식과 내용에 변형의 여지가 많다. 이 지점에서 수묵의 무거움이 어떻게 가벼워질 수 있는가에 관한 하나의 해답이 가능하다. 그리고 수묵의 전통성과 무거움에 내재된 또 다른 현대성과 가벼움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본질과 구조에 대한 수평적인 공존과 섞임이 다. 내가 말해왔던 아시아적인 것이 기반 된 상대적인 것과의 만남, ‘아시안 퓨전’이다.

동양의 시공간은 무한하여 너그럽고 유연하며 확장적이다. 음과 양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현실과 비현실, 삶과 죽음, 채움과 비움, 이상과 꿈이 공존한다. 수묵에서 말해왔던 이상적인 것 또는 삶은 본질적으로 ‘소요유(逍遙遊)’의 시공간과 어린아이의  ‘유희’와도 같다. 나에게 이러한 고전의 담론은 사계절마다 작업실 창문 앞에 피어나는 장미를 찍 는 유희와 핸드폰의 사진앨범에 담긴 일상의 사진들이다. 이를 구륵법과 몰골법을 사용하여 모필 로 사생하고 간단한 컴퓨터 작업을 하여 ‘가벼운 수묵 꽃’ 그림으로 만든다.

송나라 시인 양만리의 시 ‘월계화(月桂花)(사철 장미)’의 두 문장을 본다. 只道”花無十日紅(지도화무십일홍) 此花無日無春風(차화무일무춘풍) 열흘 넘게 피는 꽃은 없지만 이 꽃은 봄날, 봄바람이 따로 없구나.

봄날과 봄바람 없이도 늘 피어나는 나의 꽃이 춤을 춘다. 수묵공간은 이 ‘춤’의 무대가 되어 꽃은 화단, 카메라, 모니터, 장지, 족자, 프랭카드를 넘나든다.  자유로운 수묵의 공간안에서 흩어 모였다가 사라지고 추락했다가 비상하는 나의 꽃을 본다. 춤을 추듯 자유로워야 하는 우리의 삶을 본다.

 

꽃춤, 300x1000cm, 디지털 양면프린트 2018 -1116-1

꽃춤, 300x1000cm, 양면디지털프린트 Digital print , 목포문화예술회관  2018

 꽃춤, 300x1000cm, 디지털 양면프린트 2018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