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목단의 얼굴모양

언젠가는 모두 말하려고 했어요.

내가 당신을 생각할 때 가만히 있었던 나비가

갑자기 한 바람에 파라랑 날아가던 속도로


그리고 한바탕 크게 울고 싶었어요.

계곡에 고여있던 언 폭포가 갑자기 찾아온 봄 햇살에

미친 듯 녹아 한 순간에 떨어져 내리던 모습처럼


다시 뒤돌아 웃고 싶었어요.

당신이 처음 당신의 팔을 한가득 벌려

아주 작아진 나를 받아 안고 붉은 목단의 얼굴모양 크게 기뻐하던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