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바다 05 공원에서

아무도 없는 공원을 걸었지

파도 소리 같은 폭포 소리 같은
분수의 물줄기가 내리칠 때마다
나는 바다를 떠올렸지

내가
파도인지
폭포인지
분수인지
헛갈리고 있을 때

파도의 등줄기를 닮은
집채만한 공작이
눈앞을 가로 막아서더니

손안에 쥐고 있던
맛난 과자를 덥석 집어먹었지

그제서야 나는
어진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