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꽃이란

환한 보름달이 씻어낸 말간 너의 두 눈
흐트러짐이 없는 총명함으로 가슴에 맺히기를

무릇 꽃이란
무릇 환희란
무릇 시란,
컴컴한 고뇌로부터 시작된다.
시커먼 땅속에서부터 시작된다.
암울하고 나약한 현실에서 시작된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른다.
네가 나의 이름을 부른다.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어둔 슬픔이 밝은 기쁨과 만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