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and design 월간 아트앤디자인

동양화를 전공하게 된 계기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당연히 이다음에 나는 화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랐지요. 지금은 없어진 성심국민학교를 다녔어요. 피천득의 수필 중 ‘인연’에 나오는 아사코가 다녔던 학교였습니다.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지어진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한 학교로 국제학교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낭만적인 유년을 보냈어요. 미술 선생님이 따로 계셨던 사립학교여서 미술 환경적으로 좀 더 특별한 교육을 받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오래된 성당건물과 담쟁이 넝쿨 들을 수채화로 즐겨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이 생활이었고 자연스럽게 중학교를 예술학교에 다니다 보니 여러 장르의 그림은 물론 다양한 예술을 두루 접할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실기 시간 중에 처음으로 수묵담채화로 학교부근 덕수궁 뒤쪽의 기와지붕 풍경을 그림을 그렸어요 동양화에 대한 특별한 의식은 없었어요. 어려서부터 그려온 수채화를 잘해서 선생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수채화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쉽게 동양화를 접했지요. 아마도 수채화를 오래 그리다 보니 주로 물을 사용하는 동양화기법이 제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 그림이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실리면서 그림을 사랑했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인문계를 목표로 공부하다가 짬짬이 다니던 화실선생님께서 수채화를 좋아하고 잘 그렸던 저에게 동양화의 특징인 물에 대해 설명하시던 것이 특별히 다가왔습니다.


동양화가 가진 즐거움(매력)은 무엇인가?
동양화는 자연을 닮았습니다.
‘스스로 그러하다’ 라는 ‘자연’이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동양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이 사람을 담고 있듯이 자연을 닮은 동양화도 자연히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양화가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까닭입니다.
동양화는 이러한 의미와 함께 미술, 문화적으로 지극히 현대적이며 또한 미래적입니다.
때문에 현대의 조형과 첨단 디자인의 기본형에 가장 가까우며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동양화의 기본은 ‘수묵(水墨)’입니다. 나는 수묵을 좋아합니다.
물과 먹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함과 정해진 형태를 뛰어넘는 자유로움 그리고 다양성과 추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동양화입니다.


작가의 작품에 대해 궁금하다(작품설명, 의도)
“나의 작업은 詩이다. 노래이다.”
“나의 작업은 삶의 은유와 정서를 詩로 지어 전통동양화의 紙, 筆, 墨과 詩, 書, 畫 그리고 서화동원(書畵同源)의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이는 회화와 더불어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현대적 기술과 이미지로 자유롭게 구현됩니다. 이로써 나는 나의 작업이 동서고금을 가로지른 문화의 융합과 미술의 존재방식을 제안하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 한편의 따뜻한 詩로 기억되기를 희망합니다.



작품에서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작업이 나 스스로를 얼만큼 감동할 수 있게 하는가
그것이 나와 사람들에게 얼마나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겠는가.



동양화 작가로서 힘든 일이나 즐거운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미술활동을 시작할 시기에 힘들었던 점은 동양화의 전통적인 면과 현실적인 면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겠는가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나의 지점을 찾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미술의 풍토가 많이 달라졌다. 문화의 다양성에대해 수용의 폭이 넓어졌고 분석보다는 직관의 해석이 강세입니다. 그 말은 동양적 정서가 시대의 정서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collaboration (협업, 공동연구)작업이 다방면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타 분야(디자인/건축/인테리어/패션/영상등)에서 동양적인 요소를 필요로 합니다.
기업과 타 분야에서 내 작업을 필요로 할 때 작가로서 기쁩니다.
나는 동양화작가라는 구별점을 두지는 않습니다.
동양화의 미술적 특성을 통해서 어떻게 미술가인 나를 어떻게 일깨워가는가에 대해 언제나 관찰하고 고민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즐거운 일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생겼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내 친구 무당벌레’
: 어린이 미술관에서 의뢰하여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화초를 많이 키우던 때였고 꽃잎 같은 것들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림위로 내가 좋아하는 무당벌레가 나타났습니다. 무당벌레가 달아나기 전에 재미있는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림에 그려 넣었습니다. 후에 갤러리 측에서 그 전시의 광고에 그 그린 그림을 사용했습니다.

한 여름 밤의 꿈

한밤중에 꽃병과 화분을 가져다 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더니
어디선가 무당벌레가 찾아와 그려놓은 꽃 위를 걷는다.
그림 꽃이 반가워서 인지 기뻐서인지 낯설어서인지
바쁜가 보다.
걸음이 몹시 빠르다.
그녀의 낯설고 기쁘고 바쁜 빠른 걸음을 뒤쫒아
날 닮은 그녀를 황급히 꽃 옆에다 그려 넣고
나도 무당벌레가 되어 그림 위를 걷는다.


‘용서’
: 2007년 개인전에 출품한 수묵작품입니다. 불신으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위로이자 독설과도 같은 그림입니다. 그런 세상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던 때에 그린 그림입니다.
날개가 찢긴 채 머리와 목에 풀 줄기를 둘러 매고 세상을 떠나려는 내 모습을 한 옷을 벗은 천사가 역설적으로 웃고 있는 그림입니다. 개인전이 끝난 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인 ‘찾아가는 미술관’에 출품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전남장흥의 미술관에서 다른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걸릴 예정이었는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원에 오는 사람들에게 ‘용서’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는 그 당시 장흥법원의 한 판사님의 부탁으로 전남장흥법원의 로비에 걸려 오랫동안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판사 옷을 입고 판사 석에 앉아 사진도 찍고 신문에도 기사화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로 판사님과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림이 좋은 인연을 맺어주었습니다.


동양화를 전공하려는 후배들에게...
세계가 다원화 되어가고 미술전반에서 각 장르가 가진 틀이 깨어지고 있는 지금,
동양화는 이제 동양인만의 그림이 아닙니다. 주변예술과 다각도의 순수예술과 디자인 등을 공유하며 교류를 통해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미술시장에서도 동양화는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양화는 전통과 철학을 중시하는 정신성을 추구합니다.
지금의 패러다임은 혁신이나 변혁보다 인간의 사유와 자연의 본질에 가깝습니다.
세계는 그것에 바탕을 둔 문화와 환경과 생태의 문제에 관심을 둡니다.
미술은 세계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이 시대에 인간의 삶과 자연에
대한 성찰을 돕는 동양화는 그 자체로 흥미롭고 새로운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동양화는 지필묵을 비롯한 자연에 가까운 재료로 인간과 자연을 이야기합니다.

동양화는 쉽게 말하자면 자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그리는
착하고 따뜻한 그림입니다. 그러한 믿음이 여러 장르와 화려한 미디어가 각축을
벌이는 미술계에서 저의 경쟁력이 되고 작품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겉으로 온화한 반면 내면이 강직한 사람을 두고 외유내강 형 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후배들에게 동양화의 미감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동양화를 전공하게 된 계기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당연히 이다음에 나는 화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랐지요. 지금은 없어진 성심국민학교를 다녔어요. 피천득의 수필 중 ‘인연’에 나오는 아사코가 다녔던 학교였습니다. 오래된 서양식 건물로 지어진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한 학교로 국제학교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낭만적인 유년을 보냈어요. 미술 선생님이 따로 계셨던 사립학교여서 미술 환경적으로 좀 더 특별한 교육을 받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오래된 성당건물과 담쟁이 넝쿨 들을 수채화로 즐겨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이 생활이었고 자연스럽게 중학교를 예술학교에 다니다 보니 여러 장르의 그림은 물론 다양한 예술을 두루 접할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실기 시간 중에 처음으로 수묵담채화로 학교부근 덕수궁 뒤쪽의 기와지붕 풍경을 그림을 그렸어요 동양화에 대한 특별한 의식은 없었어요. 어려서부터 그려온 수채화를 잘해서 선생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수채화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쉽게 동양화를 접했지요. 아마도 수채화를 오래 그리다 보니 주로 물을 사용하는 동양화기법이 제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 그림이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실리면서 그림을 사랑했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인문계를 목표로 공부하다가 짬짬이 다니던 화실선생님께서 수채화를 좋아하고 잘 그렸던 저에게 동양화의 특징인 물에 대해 설명하시던 것이 특별히 다가왔습니다.



동양화가 가진 즐거움(매력)은 무엇인가?
동양화는 자연을 닮았습니다.
‘스스로 그러하다’ 라는 ‘자연’이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동양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이 사람을 담고 있듯이 자연을 닮은 동양화도 자연히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양화가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까닭입니다.
동양화는 이러한 의미와 함께 미술, 문화적으로 지극히 현대적이며 또한 미래적입니다.
때문에 현대의 조형과 첨단 디자인의 기본형에 가장 가까우며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동양화의 기본은 ‘수묵(水墨)’입니다. 나는 수묵을 좋아합니다.
물과 먹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함과 정해진 형태를 뛰어넘는 자유로움 그리고 다양성과 추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동양화입니다.


작가의 작품에 대해 궁금하다(작품설명, 의도)
“나의 작업은 詩이다. 노래이다.”
“나의 작업은 삶의 은유와 정서를 詩로 지어 전통동양화의 紙, 筆, 墨과 詩, 書, 畫 그리고 서화동원(書畵同源)의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이는 회화와 더불어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현대적 기술과 이미지로 자유롭게 구현됩니다. 이로써 나는 나의 작업이 동서고금을 가로지른 문화의 융합과 미술의 존재방식을 제안하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 한편의 따뜻한 詩로 기억되기를 희망합니다. “

작품에서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작업이 나 스스로를 얼만큼 감동할 수 있게 하는가
그것이 나와 사람들에게 얼마나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겠는가.


동양화 작가로서 힘든 일이나 즐거운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미술활동을 시작할 시기에 힘들었던 점은 동양화의 전통적인 면과 현실적인 면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겠는가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나의 지점을 찾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미술의 풍토가 많이 달라졌다. 문화의 다양성에대해 수용의 폭이 넓어졌고 분석보다는
직관의 해석이 강세입니다. 그 말은 동양적 정서가 시대의 정서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collaboration (협업, 공동연구)작업이 다방면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타 분야(디자인/건축/인테리어/패션/영상등)에서 동양적인 요소를 필요로 합니다.
기업과 타 분야에서 내 작업을 필요로 할 때 작가로서 기쁩니다.
나는 동양화작가라는 구별점을 두지는 않습니다.
동양화의 미술적 특성을 통해서 어떻게 미술가인 나를 어떻게 일깨워가는가에 대해 언제나 관찰하고 고민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즐거운 일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생겼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내 친구 무당벌레’
: 어린이 미술관에서 의뢰하여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화초를 많이 키우던 때였고 꽃잎 같은 것들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림위로 내가 좋아하는 무당벌레가 나타났습니다. 무당벌레가 달아나기 전에 재미있는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림에 그려 넣었습니다. 후에 갤러리 측에서 그 전시의 광고에 그 그린 그림을 사용했습니다.


한 여름 밤의 꿈

한밤중에 꽃병과 화분을 가져다 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더니
어디선가 무당벌레가 찾아와 그려놓은 꽃 위를 걷는다.
그림 꽃이 반가워서 인지 기뻐서인지 낯설어서인지
바쁜가 보다.
걸음이 몹시 빠르다.
그녀의 낯설고 기쁘고 바쁜 빠른 걸음을 뒤쫒아
날 닮은 그녀를 황급히 꽃 옆에다 그려 넣고
나도 무당벌레가 되어 그림 위를 걷는다.


‘용서’
: 2007년 개인전에 출품한 수묵작품입니다. 불신으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위로이자 독설과도 같은 그림입니다. 그런 세상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던 때에 그린 그림입니다.
날개가 찢긴 채 머리와 목에 풀 줄기를 둘러 매고 세상을 떠나려는 내 모습을 한 옷을 벗은 천사가 역설적으로 웃고 있는 그림입니다. 개인전이 끝난 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인 ‘찾아가는 미술관’에 출품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전남장흥의 미술관에서 다른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걸릴 예정이었는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원에 오는 사람들에게 ‘용서’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는 그 당시 장흥법원의 한 판사님의 부탁으로 전남장흥법원의 로비에 걸려 오랫동안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판사 옷을 입고 판사 석에 앉아 사진도 찍고 신문에도 기사화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로 판사님과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림이 좋은 인연을 맺어주었습니다.



동양화를 전공하려는 후배들에게...
세계가 다원화 되어가고 미술전반에서 각 장르가 가진 틀이 깨어지고 있는 지금,
동양화는 이제 동양인만의 그림이 아닙니다. 주변예술과 다각도의 순수예술과 디자인 등을 공유하며 교류를 통해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미술시장에서도 동양화는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양화는 전통과 철학을 중시하는 정신성을 추구합니다.
지금의 패러다임은 혁신이나 변혁보다 인간의 사유와 자연의 본질에 가깝습니다.
세계는 그것에 바탕을 둔 문화와 환경과 생태의 문제에 관심을 둡니다.
미술은 세계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이 시대에 인간의 삶과 자연에
대한 성찰을 돕는 동양화는 그 자체로 흥미롭고 새로운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동양화는 지필묵을 비롯한 자연에 가까운 재료로 인간과 자연을 이야기합니다.

동양화는 쉽게 말하자면 자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그리는
착하고 따뜻한 그림입니다. 그러한 믿음이 여러 장르와 화려한 미디어가 각축을
벌이는 미술계에서 저의 경쟁력이 되고 작품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겉으로 온화한 반면 내면이 강직한 사람을 두고 외유내강 형 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후배들에게 동양화의 미감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